고향[박두진]
고향이란다.
내가 나서 자라난 고향이란다
그 먼, 눈 날려 휩쓸고 별도 없이 떨던 밤에
어딘지도 모르며 내가 태어나던 곳
짚자리에 떨어져 첫소리 치던 여기가
내가 살던 고향이란다.
청룡산 옛날같이 둘리워있고,
우러르던 예 하늘 푸르렀어라.
구름 피어오르고, 송아지 울음 울고,
마을에는 제비떼들 지줄대건만,
막쇠랑, 복술이랑, 옛날에 놀던 동무 다 어디 가고,
둘이만 나룻터럭 거칠어졌네.
이십 년 흘렀는가 덧없는 세월......
뜬 구름 돌아 오듯 내가 돌아왔거니,
푸른 하늘만이 옛처럼 포근해 줄뿐,
고향은 날 본 듯 안본 듯 하여......
또 하나 어디엔가 그리운 고향,
마음 못내 서러워 눈물져 온다.
엷은 가을 볕.
외로운 산기슭에 아버님 무덤.
산딸기 빠알갛게 열매져 있고,
그늘진 나무 하나 안 서 있는 곳,
푸른 새도 한마리 와서 울지 않는다.
석죽이랑 산국화랑 한 묶음 산꽃들을 꺾어다 놓고,
....아버님!....
부를 수도 울 수도 없이, 한 나절 빈 산에 목메여 본다.
어쩌면 나도 와서 묻힐 기슭에 뜬 구름 바라보며 호젓해 본다.
* 안성에 있는 보개시립도서관 3층은 혜산 박두진선생의 문학관이 있다.
모처럼 방문을 했는데 칠월초까지 내부수리를 하는 모양이다.
도서관입구에 시비가 있고 개망초가 보초처럼 서있다.
* 시는......가장 높은 단계의 인간성을 실현해야 한다,라고 적혀있다. 박두진선생의 말씀이다.
* 지난 주 중앙일보에 개양귀비가 천지인 사진을 대문짝만하게 실어놓고 안성에 있는 플로랜드를 구경가라고
했단다. 이 신문을 읽은 많은 사람들이 그 멋있는 개양귀비 천지를 보기 위해 신문을 오려들고 몰려왔다.
보다시피 어제 싹 다 베어버렸다고 한다. 그 기사를 쓴 기자는 성이 史氏일지도 모른다. 사기자!
많은 사람들이 아쉽게 발길을 돌렸다. (이상은 플로랜드에 다녀온 주기자였슴다.^^*)
* 그나마 남은 곳엔 이런저런 꽃들이 많이 피어있었다. 저게 무슨 코스모스인데 노란게 예뻤다.
* 바늘꽃도 예쁘다.
* 시원한 바람이 부는 언덕에 자전거가 바람과 놀고 있다. 놀고 있네!
* 저 나무 아래에 돗자리 깔고 옥수수 먹으며 바람과 교감을 ......
* 문학관도 수리중, 개양귀비도 철수, 결국 그나마 위안을 삼은 것은 허기를 채워준 식당이다.
물고기자리,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이 곳은 생선정식을 파는데 반찬이 참 깔끔하다.
보통 가정에서 내오는 맛난 반찬들이다. 꼬불꼬불 산길로 올라가야 맛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강추다.^^*
** 갤투로 찍은 사진들이다. 그럭저럭 볼만하지 않은가.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