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추꽃
부추꽃 [정우연]
봄을 재촉하며 수없이 떨던 보리수와
여름을 따라 꽃길이 되어준 채송화
백일을 피겠다고 꽃대 곧게 세운 백일홍
속살 붉게 태워 가을을 그렸던 맨드라미
당신의 열 평 정원에 하얀 부추꽃 필 때
힘겹게 이고 간 주름도 하얗게 피어나고
너무도 닮아 곁을 지켰던 꽃들과 함께
봄을 그리며 당신도 그리워하리
당신이 꽃으로 피어날 시간
붉은 양탄자 깔아 반기고
비도 바람도 잠시 숨 돌릴 때
곧은 꽃대 지팡이 짚고 편히 오시길
- 대문 없는 집, 달아실, 2025
* 식물에 일가견이 있는 친구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게 부추꽃이야! 알고 있지?'라고 묻는다.
부추 혹은 부추전을 많이 먹어봤지만 꽃은 처음이어서 신기했던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다시 보면 저게 부추꽃인지 알 수가 없다.
시골에서는 많이 키우는지도 모르겠고 사시사철 나는지도 모르겠고.
그저 어머니가 부쳐주던 부추전을 간장 찍어먹고픈 생각뿐이다.
부추꽃, 그림으로 보니 참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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