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감상

허공의 잠[조용미]

JOOFEM 2005. 7. 23. 16:24

 

허공의 잠 [조용미]




외로운 잠들은 나이테처럼
천천히
흰줄무늬를 만든다

나의 몸 어딘가에도 겹겹이 흰줄무늬가 생겨났을까
돌멩이를 삼킨 저수지가 내는 소리처럼
둥글고 흰 물무늬가 생겨났을까

길이란 길은 다 허공으로 뻗어
발 디딜 수 없을 때
세상의 모든 길이 다 낭떠러지가 되었을 때

벼룻길 아래서

당신이 내게 상처가 아니었을 때
못이루던 잠을
나는 자고 또 잔다. 


 



* 거미가 허공에 매달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런 것이 삶이라면 그 허공의 한가운데에서 눈감고 아찔함을 느끼기보다 눈뜨고 없는 날개로 날개짓을 해보리라. 이상이 꿈꾸듯.......
그런데 날개짓의 끄트머리는 어디일까? 자유의 착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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