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대초, 스코틀랜드 출신 장교로 장로교 목사 리버런드 맥클레인(톰 스커릿 분)은 아들 노만(크레이그 쉐퍼 분)과 폴(브래드 피트 분),부인(브렌다 브레딘 분)과 함께 몬타나주 강가의 교회에서 살면서 낚시를 종교와 같은 정도로 소중하게 생각하고 즐긴다. 그의 아들들도 아버지로부터 낚시를 배워 어려서부터 낚시를 좋아한다. 장성한 맏아들 노만은 동부대학에 들어가 문학을 공부하고 동생 폴은 고향에서 신문기자로 활동하며 낚시를 인생의 최고의 목표처럼 여기며 산다.
신중하고 지적인 노만과 동적이고 자유분방한 폴은 어린 시절부터 형제애가 깊으면서도 경쟁적인 관계다. 공부를 하고 돌아온 노만 앞에서 폴의 낚시솜씨는 '예술의 경지'에까지 도달해 있었다.
고향에 돌아온 기쁨과 동생에 대한 경쟁심을 동시에 느끼던 노만은 사랑이라는 또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제시(에밀리 로이드 분)와의 사랑이 무르익던 즈음 노만은 시카고 대학으로부터 문학교수로 채용되었다는 통보를 받는다. 온 가족의 기쁨도 잠시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며 포커를 즐기던 폴이 어느날 갑자기 길에서 폭행을 당해 사망하자 아버지와 노만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감에 깊은 고뇌를 느낀다. 아버지 자신이 죽을 때까지 사랑하던 폴을 못잊어 마지막 설교에서 "완전히 이해는 못해도 완벽한 사랑을 할 수는 있다"는 말을 남긴다.
사랑하는 사람이 모두 죽고 이제 혼자 낚시를 하게 된 노만은 가족과 인생, 그리고 자기 가족의 일생을 지배한 회상을 하나로 묶어 인생에 달관한 듯한 상념에 젖어 변함없이 흐르는 강을 바라보면서 넋을 잃는다.
1990년에 사망한 전설적인 장로교 목사 노만 맥클린의 이야기로 그는 기독교 교리서를 편찬할 정도로 충실한 사도였을 뿐만 아니라 사냥과 낚시에도 깊은 조예를 가지고 있어 그가 출간한 사냥과 낚시의 텍스트는 고전으로까지 불린다고 한다.
제목처럼, 흐르는 강물과도 같이 아름다운 자연속에서 가족의 사랑이 은빛물결이 되어 흐르고 맑은 물에만 사는 송어처럼 우리의 영혼을 맑게 해준다. 그러나 가족의 사랑이 항상 맑고 밝은 것은 아니어서 때로 형제간에도 마음 속 깊이 경쟁하는 마음 질투하는 마음이 숨어 있고 그로 인한 그릇된 마음이 영적인 싸움에서 밀리고 지게 만든다. 동생 폴은 형 노만을 부러워 하고 질투하는 그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고 끝내는 자유분방한 방탕생활, 즉 악한 영의 지배를 받고 악한 영에 의해 죽게 된다.
사랑은 오래 참고 온유하며 시기하지 않으며 화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면 폴도 형처럼 맑은 몬타나강가에서 낚시하듯 평온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
참 좋은 영화라 생각되어 청년들 그리고 장년들도 같이 감상하려다가 좌충우돌하는 청년들의 불꽃놀이에 밀려 한달이 넘도록 감상하지 못했는데 정말 꼭 보라고 권하고 싶다. 대사 한마디한마디가 시어와도 같고 보는 것만으로도 한폭의 그림이다. 인생은 그렇게 즐기며 사는 것임을 깨닫게 해준다.
영화 장면중에 기억에 남는 장면 딱 하나만 말하자면 노만과 폴이 청소년기에 주먹다짐하며 싸우는 장면이 나온다. 어머니에게 얻어맞으면서 싸움은 그쳐지지만 그것이 계기가 되어 형제는 두번다시 주먹다짐하지 않게 된다. 그 장면을 보며 나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꼭 내 얘기같아서였다. 나도 중일때 중삼인 형과 한판 붙었는데 우리 어머니는 너무너무 놀라서 빗자루로 사정없이 후려치며 싸움을 말리셨다. 나도 그 싸움을 계기로 주먹다짐은 하지 않게 되었다. 사는 모습은 양의 동서를 막론하고 같은 것이구나 깨달으며 인간의 삶은 시대도 초월함을 알게 되었다.
나는 지렁이 만지는게 싫어서 낚시를 좋아하지 않지만 맑은 물속에서 노니는 물고기들의 어락(魚樂)을 바라보는 것을 더 좋아한다.
교회앞을 흐르는 한강이 맑고 깨끗하게 변하고 그 속에 송어가 뛰어놀기를 소망하며 우리들의 인생도 은빛물결처럼 빛나기를 희원한다. 그래서 우리의 아이들이 또 그 아이의 아이들이 맑은 한강에서 낚시하며 어락을 즐기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