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

JOOFEM 2005. 8. 4. 11:36
 

막내딸 현주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란 만화영화를 보자고 졸라서 미루고 버티다 결국 보게 되었다. 다 큰 어른이 만화영화를 보기는 좀 쑥스럽지만 초딩들이 가득한 영화관에서 비집고 앉아 만화에 심취하는 것도 괜찮았다. 특히 마법의 세계를 그린 영화이어서 요즘 세대들의 꿈에 관하여 이해할 수 있겠지 했는데 사실은 원작소설가가 다이애나 윈 존스라는 영국의 70노파이고 만화영화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도 65세의 노인이여서 어찌 보면 노인세대의 꿈인지도 모르고 모든 세대의 꿈인지도 모르겠다. 좌우지간 요즘은 마법의 빗자루가 우리의 머릿속을 날아 다녀야 하는 시대이다.

 

내용은 이렇다. 무대는 조금 오래된 19세기말, 유럽의 근미래화가들이 상상으로 그려냈던 마법과 과학이 공존하는 세계, 앵거리라는 가상의 나라이다. 소피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자상점에서 쉴틈없이 일하는 18세 소녀이다. 어느 날, 마을로 나간 소피는 골목길에서 군인들에게 희롱을 당한다. 그 순간 왕실 마법사 하울이 나타나 궁지에 빠진 소피를 안고 하늘로 훌쩍 날아올라 구해준다. 공중에서 아찔함을 경험하며 하울에게 마음을 빼앗기나 이를 질투하는 황야의 마녀가 저주의 마법을 걸어 소피는 순식간에 주름투성이의 90세 할머니가 된다.

낙심한 소피는 가출하여 황야를 헤매다 하울이 사는 성에 입성하여 하녀로 낯선 생활을 하게 된다. 하울의 성은 다리가 달려 움직일 수 있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마법의 성이다.  꽃미남 하울은 악한 영과의 싸움을 하러 성밖으로 돌아다니는 동안 소피는 성을 깨끗이 치우고 함께 사는 성 안의 식구들과도 화목한 사랑을 나눈다.  한때 하울이 소심한 마음에 슬럼프에 빠지지만 소피의 격려에 바로 일어서고 마침내 악한 영들과의 싸움에 이기고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화면을 가득 메우는 것은 아름다움과 추함이다. 아름다운 자연이 나오는가 하면 전쟁과 혼란의 도시가 나오기도 한다. 소피나 하울처럼 꽃미남꽃미녀가 나오는가 하면 황야의 마녀같은 추하고 게으른 사람도 나온다. 처음부터 선한 영과 악한 영이 아름다운 세상을 지키기 위해, 빼앗기 위해 싸우는 형국이다. 우리가 사는 이 세계도 이 가상의 앵거리와 다를 것이 없다. 세상 가운데 군데군데 악한 영들이 판을 치고 선한 영의 인간들에게 마법을 걸고 저주를 걸고 추한 세상으로 만들려고 한다.

 

그러나 선함과 악함 사이에 분별력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면 분별력이야말로 악한 영을 물리칠 수 있는 힘이기 때문이다. 18세의 소녀에서 90세의 노파가 된 소피는 마법에 걸려서도 더 나이든 노파가 안된거라며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지향한다.  그리고 하울이 머리카락이 금발에서 흑발로 변해버려 '아름답지 않으면 살 의미가 없어!'라며 소심해져 있을 때 소피가 사랑의 힘,즉 분별력을 통해 슬럼프에서 건져낸다.  

선한 사람도 분별력이 없으면 악한 사람이 될 수 있고 악한 사람도 분별력이 있으면 선한 사람이 될 수 있다. 하울은 분명 선한 영이지만 그러나 외면의 선함뿐이다. 내면의 아름다움, 내면의  진정한 선함이 악한 영과 교차하면서 움직인다. 움직이는 성의 의미는 우리의 마음 속에 악한 영이 찾아와 마법을 걸기에 선과 악을 왔다갔다 한다는 얘기이다.

'웃찾사'의 유행어처럼 그 때 그 때 달라요!가 되어 움직일 수 있기는 하지만 악한 영에 의해 잠시 돌뿌리에 걸려 넘어지더라도 얼른 일어나 손 탁탁 털고, 가던 길을 갈 수 있는 분별력이야말로 우리가 인생길을 가는데 큰힘인 것이다.

우리가 가지고 살아야 할 분별력이란 다름아닌 말씀에서 나온다는 걸 알아야 하며 그래서 말씀을 늘 마음에 담고 살아야 한다. 말씀이야말로 살아 있는 사랑이기때문이다.

 

 

"복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 하여 그의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도다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다 형통하리로다

악인들은 그렇지 아니함이여 오직 바람에 나는 겨와 같도다

그러므로 악인들은 심판을 견디지 못하며 죄인들이 의인들의 모임에 들지 못하리로다

무릇 의인들의 길은 여호와께서 인정하시나 악인들의 길은 망하리로다"   [시편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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