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여울[김소월] 개여울[김소월]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이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 나오고 잔물은 봄바람에 헤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러한 約束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 시와 감상 2008.07.25
동침(同寢) [박목월] 동침(同寢) [박목월] 너를 보듬어 안고 구김살 없는 잠자리에서 몸을 섞고 너를 보듬어 안고 안개로 둘린 푸짐한 잠자리에 산머리여 너를 보듬어 안고 흥건하게 적셔 적셔 흐르는 강물 줄기에 해도 달도 태어나고 동도 서도 없는 잠자리에 너를 보듬어 안고 적셔 적셔 흐르는 강물 줄기여 너에게로 돌.. 시와 감상 2008.07.21
시여[김광규] 시여[김광규] 두 돌이 가까워오자 아기는 말을 시작합니다 어마 아빠 물...... 강아지는 뭉뭉이 고양이는 야우니 그 다음에는 시여...... 싫다는 말입니다 벌써 세상이 싫다니요 * 아기는 이가 나지 않아서 발음이 정확하지 않은 걸까요. 사탕을 아탕 사과를 아과 복숭아를 고숭아 싫어를 시어, 라고 발음.. 시와 감상 2008.07.15
형이 없는 시대[김광규] 박영균 형이 없는 시대[김광규] 형처럼 믿고 싶은 선배 밤새워 이야기하고 싶은 친구 아들처럼 돌보아주고 싶은 젊은이 옛날에는 있었는데 웃음 섞인 눈길 따뜻한 물 한 모금 옛날에는 있었는데 이제는 모두 돈을 달라고 한다 외상은 안된다고 한다 계산을 끝내고 혼자서 전철이 머리 위로 지나가는 .. 시와 감상 2008.07.10
적막(寂寞)한 식욕(食慾) [박목월] 어딘가에서 퍼온 그림 적막(寂寞)한 식욕(食慾) [박목월] 모밀묵이 먹고 싶다. 그 싱겁고 구수하고 못나고도 소박(素朴)하게 점잖은 촌 잔칫날 팔모상(床)에 올라 새 사돈을 대접하는 것 그것은 저문 봄날 해질 무렵에 허전한 마음이 마음을 달래는 쓸쓸한 식욕이 꿈꾸는 음식 또한 인생의 참뜻을 짐작.. 시와 감상 2008.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