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오규원] 운동[오규원] 뜰이 조금씩 황폐해지고 있다. 사람과 시간이 친절하게도 그것 을 돕는다. 뜰이 조금씩 무너지 고 있다. 즐겁게, 즐겁게. 무너 지기를 즐기는 역사, 즐겁게 무 너지는 뜰의 운동. 그래서 뜰은 육체도 정신도 역으로 따스하 다. * 세상의 원리는 평형을 이루려는데 있다. 역사가.. 시와 감상 2008.09.07
안개꽃[복효근] 안개꽃[복효근] 꽃이라면 안개꽃이고 싶다 장미의 한복판에 부서지는 햇빛이기보다는 그 아름다움을 거드는 안개이고 싶다 나로 하여 네가 아름다울 수 있다면 네 몫의 축복 뒤에서 나는 안개처럼 스러지는 다만 너의 배경이어도 좋다 마침내는 너로 하여 나조차 향기로울 수 있다면 어.. 시와 감상 2008.09.04
새벽에 새소리를 듣다[송종찬] 詩人이 되는 계절입니다. 새벽에 새소리를 듣다[송종찬] 이름 모를 새들이 낮게 다가와 새벽잠을 깨운다 밤새 뱃속을 텅 비운 새들의 목소리가 파문을 일으킨다 그 소리 너무 밝고 맑아 한동안 눈을 뜨지 못하고 있을 때 아파트 난간을 타고 내려오는 갓난아기의 울음소리 부엌에서 밥 끓.. 시와 감상 2008.08.31
기억은 자작나무와 같아 1 [정끝별] 박항률 기억은 자작나무와 같아[정끝별] 무성히 푸르렀던 적도 있다. 지친 산보 끝 내 몸 숨겨 어지럽던 피로 식혀주던 제법 깊은 숲 그럴듯한 열매나 꽃도 선사하지 못해, 늘 하얗게 서 미안해하던 내 자주 방문했던 그늘 한순간 이별 직전의 침묵처럼 무겁기도 하다. 윙윙대던 전기톱날.. 시와 감상 2008.08.30
사랑을 하면 마음이 아파요[김시천] 김동성 사랑을 하면 마음이 아파요[김시천] 어느 날 국어 책도 잘 못 읽는 그래서 처음부터 특수 학급으로 쫓겨난 진순이가 저만 겨우 알아볼 수 있을 만한 글씨로 연필에 침 발라 꾹꾹 눌러서 꼬깃꼬깃 구겨진 종이에다가 시를 써 왔다 단, 두 줄 사랑을 하면 마음이 아파요 나는 그날 온.. 시와 감상 2008.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