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언하는 여자[김왕노] 방언하는 여자[김왕노] 내가 한낮 속으로 걸어갈 때 내 안으로 들어와 내 양말을 빨래하는 여자 내 런닝구를 빨래하는 여자 내 팬티를 빨래하는 여자 빨래하다 하얗게 빨래되어 가는 여자 비누거품 하얗게 일어나는 여자 인사동 골목을 돌아갈 때 인사동 골목을 돌아 내 안으로 들.. 시와 감상 2008.01.26
물메기탕[안도현] 물메기탕[안도현] 변산 모항 쪽에 눈 오신다 기별 오면 나 휘청휘청 갈까 하네 귓등에 눈이나 받으며 물메기탕 끓이는 집 찾아갈까 하네 무처럼 희고 둥근 바다로 난 길 몇칼 냄비에다 썰어넣고 주인이 대파 다듬는 동안 물메기탕 설설 끓어 나는 괜히 서럽겠네 눈오신다 하기만 .. 시와 감상 2008.01.25
바람의 사생활[이병률] 바람의 사생활[이병률] 가을은 차고 물도 차다 둥글고 가혹한 방 여기저기를 떠돌던 내 그림자가 어기적어기적 나뭇잎을 뜯어먹고 한숨을 내쉬었던 순간 그순간 사내라는 말도 생겼을까 저 먼 옛날 오래전 오늘 사내라는 말이 솟구친 자리에 서럽고 끝이 무딘 고드름은 매달렸을.. 시와 감상 2008.01.24
고양이 감정의 쓸모[이병률] 고양이 감정의 쓸모[이병률] 1 조금만 천천히 늙어가자 하였잖아요 그러기 위해 발걸 음도 늦추자 하였어요 허나 모든 것은 뜻대로 되질 않아 등뼈에는 흰 꽃을 피워야 하고 지고 마는 그 흰 꽃을 지켜 보아야 하는 무렵도 와요 다음 번엔 태어나도 먼지를 좀 덜 일으키자 해요 모.. 시와 감상 2008.01.21
즐거운 편지[황동규] 즐거운 편지[황동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해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 시와 감상 2008.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