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영화 [위대한 침묵]

JOOFEM 2010. 1. 24. 23:38

 

                                                                                보탑사의 주페나무를 연상케 하는 나무가 있는 수도원 모습

 

 

 

 

 

아바타가 3D영화로 유명세를 타고 있을 때 조용히 그리고 꾸준히 관객을 모은다는 화제의 영화가 있어서

청주에 있는 롯데 시네마를 다녀왔다.

종교영화라서인지 흥행하는 영화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는 영화, 위대한 침묵이다.

전국에 개봉하는 영화관이 드물어서 잘 찾아다녀야 볼 수 있다.

두시간 하고도 사십분이 상영되는 터라 거의 수행하듯이 관람해야 했다.

처음엔 까빡까빡 졸기도 했는데 나중엔 적응이 되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았다.

 

알프스산의 높은 곳에 위치한 수도원.

수도사들의 일상을 다큐멘타리 형식으로 찍은 영화다.

제목이 주는 것처럼 침묵만이 흐르는 조용한 영화다.

수도사가 종을 치는 소리, 성수를 손에 묻히는 소리, 눈을 치우고 채소 씨앗을 뿌리는 소리

고양이에게 밥을 주며 장난치는 소리, 찬송소리, 눈썰매 타면서 즐거이 웃는 소리.......

대화는 거의 없고 자연의 소리이거나 침묵만이 있는 일종의 산사, 풍경소리 같은 영화다.

 

간간이 화면에는 성경귀절이나 주님의 가르침이 나온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는 자는 주의 제자가 될 수 없다."

"주께서 이끄셨기에 지금 내가 여기에 있나이다."

"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너는 나가서 여호와의 앞에서 산에 섰으라 하시더니 여호와께서 지나가시는데 여호와의 크고 강한 바람이

산을 가르고 바위를 부수나 바람 가운데 여호와께서 계시지 아니하며 바람 후에 지진이 있으나 지진 가운데도 여호와께서 계시지 아니하며 또 지진 후에 불이 있으나 불 가운데도 여호와께서 계시지 아니하더니 불 후에 세미한 소리가 있는지라."

 

장님인 늙은 수도사가 간증하는 내용은 가장 아름다운 말이다.

"내가 장님이 되게 하신 것은 하나님이 내게 주신 배려이다."

그리고 하나님께 가까이 갈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말을 하였는데 이 말은 삶을 마치고 곧 하나님을 만나러 갈 때가 가장 행복하다,라는 말로 들렸다.

인간이 겪는 희노애락이 다 하나님의 배려라는 말씀을 듣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듣는 것과 같았다.

누구나 고통과 슬픔이 있지만 이것조차 하나님이 주신 배려라고 믿으면 극복하지 못할 어려움이 없는 것이다.

 

수도사가 다 남성들인지라 아름다운 찬양은 아닐지라도 베네디시떼,베네디시떼,베네디까뜨.......

반복해 부르는 찬송은 들을만 했다.

찬송하세 찬송하세,쯤으로 얼핏 생각했는데 '만물의 송가' 혹은 '그대에게 행복 있으라'라는 뜻이라고 한다.

라틴어를 살짝만 배워서 다 해석을 못하고 보아서 아쉽기는 했지만 오히려 해석없이 보고 듣는 것으로만도 깨달음이 충만하였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나의 일상이 곧 여호와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듣는 일과 같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거의 마지막 장면중에 수도사들이 떠들며 산에 올라가는 장면이 나온다. 산상기도를 가나 했더니 경사진 곳에서 눈썰매를 타며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했다. 처음으로 웃음이 나오는 장면. 수도원에서의 삶도 희노애락은 있었다.

꼭 종교를 가진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 영화를 꼭 한번 보라고 권하고 싶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 청주 사창사거리에 있는 예가체프,라는 커피전문점에서 이름없는 커피 한잔과 치즈케익 한조각을

수도사처럼 음미하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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