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병 씨의 시계 [김규동]어려운 부탁 한 번 한 뒤면주먹만큼 큼직한 동작으로저고리 소매를 걷어올리고시계를 봤다칠이 벗겨진천상병 씨의 시계에남도 저녁노을이 비꼈다시계 없이도시간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노라고얼어드는 언어의 층계를 오르내리는 내게천상병 씨의 낡아빠진 시계는어째서 자꾸뭉클한 감정만을 일깨워주고 있는 것일까. - 깨끗한 희망, 창작과비평사, 1985년 인사동 사람들 [오탁번] 인사동에 가면이 사람 저 사람사람들을 많이 만났었다중앙일보 손기상 선배도 가끔 만났다196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작품「순은이 빛나는 이 아침에」는투고할 때의 제목은 「겨울 아침행」이었는데문화부 젊은 기자였던그가 바꾼 것이었다아아, 반세기가 다 돼가는구나시인, 교수하면서 내가 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