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 [상희구] * 노인과 여인 : 푸에르토리코 국립미술관에 걸린 작품이라고 한다. 노인은 독립운동 투사이고 여인이 그의 딸이라고 한다. (이 말은 정치적 목적으로 조작된 것이라고 한다. 아마 역사적으로 훨씬 오래전에 이런 일이 있었던 듯 하다.어쨌거나..) 감옥에서 음식물 투입금지의 형벌을 받으며 아무것도 .. 시와 감상 2009.03.12
홀로움[황동규] 홀로움[황동규] 시작이 있을 뿐 끝이 따로 없는것을 꿈이라 불렀던가? 작은 강물 언제 바다에 닿았는지 저녁 안개 걷히고 그냥 빈 뻘 물새들의 형체 보이지 않고 소리만 들리는, 끝이 따로 없는. 누군가 조용히 풍경 속으로 들어온다. 하늘가에 별이 하나 돋는다. 별이 말하기 시작했다. * 홀로움이란 단.. 시와 감상 2009.03.10
내가 갈아엎기 전의 봄 흙에게[고영민] 내가 갈아엎기 전의 봄 흙에게[고영민] 산비알 흙이 노랗게 말라있다 겨우내 얼었다 녹았다 푸석푸석 들떠 있다 저 밭의 마른 겉흙이 올봄 갈아엎어져 속흙이 되는 동안 낯을 주고 익힌 환한 기억을 땅 속에서 조금씩 잊는 동안 축축한 너를, 캄캄한 너를, 나는 사랑이라고 해야 하나 슬픔이라고 불러.. 시와 감상 2009.03.08
꿈꽃[황동규] 꿈꽃[황동규] 내 만난 꽃 중 가장 작은 꽃 냉이꽃과 벼룩이자리꽃이 이웃에 피어 서로 자기가 작다고 속삭인다. 자세히 보면 얼굴들 생글생글 이 빠진 꽃잎 하나 없이 하나같이 예쁘다 동료들 자리 비운 주말 오후 직장 뒷산에 앉아 잠깐 조는 참 누군가 물었다. 너는 무슨 꽃? 잠결에 대답했다. 꿈꽃. .. 시와 감상 2009.03.05
소설(小雪)을 지나다 (외 4편) [홍정순] 소설(小雪)을 지나다 (외 4편) [홍정순] 은행잎 지고 겨울비 오는 날 일 피해 사람 피해 찾은 시골집 첫서리 오고, 김장하고 마늘 심은 후 서리태 타작한, 이맘때 바깥 풍경은 나만큼 촌스럽다 누워서도 보기엔 감나무가 최고다 들창에 세 든 지 오래된 모습이라 그렇고, 가지가지 종잘종잘, 새 소리를 달.. 시와 감상 2009.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