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막눈 하느님 [전동균] 까막눈 하느님 [전동균] 해도 안 뜬 새벽부터 산비탈 밭에 나와 이슬 털며 깨단 묶는 회촌마을 강씨 영감, 성경 한 줄 못 읽는 까막눈이지만 주일이면 새 옷 갈아입고 경운기 몰고 시오리 밖 흥업공소에 미사 드리러 간다네 꾸벅꾸벅 졸다 깨다 미사 끝나면 사거리 옴팍집 손두부 막걸리를.. 시와 감상 2009.01.11
이탈한 자가 문득[김중식] 이탈한 자가 문득[김중식] 우리는 어디로 갔다가 어디서 돌아왔느냐 자기의 꼬리를 물고 뱅뱅 돌았을 뿐이다 대낮보다 찬란한 태양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한다 태양보다 냉철한 뭇별들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하므로 가는 곳만 가고 아는 것만 알 뿐이다 집도 절도 죽도 밥도 다 떨어져 빈 .. 시와 감상 2009.01.08
흑백사진을 찍었다[박남준] 흑백사진을 찍었다[박남준] 자꾸 뒤돌아보는 사람이 있다 그가 강을 건너온 것은 옛날이었다 옛날은 다시 돌이킬 수 없으므로 스스로 늙어 자폐되었다 언제였던가 꿈결처럼 다가왔던 저편의 강가 그때 비로소 강가에 이르렀을 때 꽃과 나무와 새들의 시간이 과녁처럼 가슴을 뚫고 멀어.. 시와 감상 2009.01.07
脫中心注意( 탈중심주의) [강희안] 황규백 脫中心注意( 탈중심주의) [강희안] 캠릿브지 대학의 연결구과에 따르면, 한 단어 안에서 글자가 어떤 순서로 배되열어 있는가 하것는은 중하요지 않고, 첫째번와 마지막 글자가 올바른 위치에 있겄는이 중하요다고 한다. 나머지 글들자은 완전히 엉진창망의 순 서로 되어 있지을.. 시와 감상 2009.01.03
신춘음(新春吟) [박목월] 신춘음(新春吟) [박목월] 오냐, 오냐, 오냐. 어머니의 목소리로 얼음 밑에서도 살아나는 미나리. 오냐, 오냐, 오냐. 어머니의 목소리로 환하게 동이 트는 새날의 새벽. 믿음과 긍정의 누리 안에서 훈훈하게 열리는 남쪽의 꽃봉오리. 오냐, 오냐, 오냐. 어머니의 목소리로 사방에서 들리는 사랑의 응답 오.. 시와 감상 2008.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