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설서점[양동식] 형설서점[양동식] 순천 하늘 아래 아마도 하나 남은 헌책방이다 시골 장터처럼 가보고 싶은 곳 싱싱한 물고기 백과- 끈으로 맨 논어- 알프스에 잠든 오천 년 전의 남자- 등등 만원어치만 들고 나오면 일 주일은 너끈하다 소문 내지 말자 향기로운 어물전 대승사 목어도 안다 저전동.. 시와 감상 2007.07.26
사랑이 나가다[이문재] 사랑이 나가다[이문재] 손가락이 떨리고 있다 손을 잡았다 놓친 손 빈손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사랑이 나간 것이다 조금 전까지 어제였는데 내일로 넘어가버렸다 사랑을 놓친 손은 갑자기 잡을 것이 없어졌다 하나의 손잡이가 사라지자 방 안의 모든 손잡이들이 아득해졌다 .. 시와 감상 2007.07.20
조그만 사랑노래[황동규] 조그만 사랑노래[황동규]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환한 저녁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 시와 감상 2007.07.17
청솔 그늘에 앉아[이제하] 조미영-천천히 청솔 그늘에 앉아[이제하] 청솔 푸른 그늘에 앉아 서울친구의 편지를 읽는다 보랏빛 노을은 가슴에 안았다고 해도 좋아 혹은 하얀 햇빛 깔린 어느 도서관 뒤뜰이라 해도 좋아 당신의 깨끗한 손을 잡고 아늑한 얘기가 하고 싶어 아니 그냥 당신의 그 맑은 눈을 들여.. 시와 감상 2007.07.14
멀리 있는 무덤[김영태] 멀리 있는 무덤 [김영태] - 金洙暎 祭日에 6월 16일 그대 祭日에 나는 번번이 이유를 달고 가지 못했지 무덤이 있는 언덕으로 가던 좁은 잡초길엔 풀꽃들이 그대로 지천으로 피어 있겠지 금년에도 나는 생시와 같이 그대를 만나러 풀꽃 위에 발자국을 남기지 못할 것 같아 대신에 山 아래 사는 아직도 정.. 시와 감상 2007.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