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은 속보다 더 깊다[이수익] 어딘가에서 퍼온 그림입니다. 껍질은 속보다 더 깊다[이수익] 세상의 모든 껍질들아 너희들은 왜 그렇게 딱딱하니? 왜 그렇게 두껍고 질긴거니? 새콤달콤하고 향긋한 이 살을 드셔보세요 고소하고 영양가 많은 이 속을 드셔보세요 부드럽고 감미로운 이 알몸을 드셔보세요 아시겠.. 시와 감상 2007.06.15
노을과 대화하는 사내[김재혁] 아카바님을 위한 유상의 벤치 노을과 대화하는 사내 [김재혁] 그에겐 벤치가 삶의 버팀목이다 그에겐 저녁노을이 옷자락이요 자신의 혀를 들여다보는 거울이다 지나가는 여학생의 몸매를 훑는 그의 눈엔 가끔 빗물이 어리기도 하지만 그의 입술에서는 불경(佛經)이 단풍잎처럼 .. 시와 감상 2007.06.10
맥가이버칼[정영선] 맥가이버칼[정영선] 마음을 척척 재단해주는 만능의 칼 하나 그대에게 선물하 고 싶다. 호주머니 밑바닥에 조금 묵직하게 자리잡아 언제 어 디서나 그대 날아가려는 마음을 가볍게 눌러주며 그대 잘 꾸 는 풋사과 같은 헛꿈일랑 어디서나 줄칼로 딱 쪼개어보라고. 사과 살 속같은 .. 시와 감상 2007.06.09
샤갈의 하늘 아래[김보일] 샤갈의 하늘 아래 [김보일] 1 처녀들아 잠을 깨라 山羊들이 구름을 먹어치운다 희고 부드러운 엉덩이를 먹어치운다 2 당나귀들은 강으로 가고 있었다 목마름이 붉은 꽃으로 서있는 7월의 태양 아래 3 물고기를 빚어 하늘에 놓아주고 수염이 많은 늙은 神은 피리를 분다 잎새들이 조.. 시와 감상 2007.06.03
삶의 음보[황인숙] 삶의 음보[황인숙] 노래방에서 누군가 아주 느린 곡조의 가요를 노래하면 따라 듣기에만도 나는 진땀이 난다 내게는 그가 노래를 부른다기보다 불러낸다고 느껴진다 저 힘! 가창력이라기보다 저 정신력! 말하자면, 저력! 다시 말하자면 가창력! 장식음과 바이브레이션 모음의 젖.. 시와 감상 2007.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