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비망록[김경미] 회귀 -비망록[김경미] 누가 또 어디쯤서 나를 저버리나 보다 마음 속 햇빛 많은 나뭇잎들 폭설처럼 떨어져 내리더니 수박향내 애틋하던 저녁 산책길이 돌변했다 이번엔 남의 집 대문앞이 아니다 누드화 같은 이 바다로 바다로 누가 또 날 버리나 보다 잡을 것 오직 은박지 같은 물뿐이다 소리치는 것도.. 시와 감상 2005.08.13
감옥[이정하] 감옥[이정하] 몸은 마음을 가두는 감옥이었네. 그대에게 가고 싶은 마음을 끝내 가두고야 마는 내 살아서는 결코 풀려날 수 없는 지긋지긋한 철창이었네. 그대, 내 삶의 하염없는 형량이여... * 지금껏 살면서 몸은 마음과 같은 놈이라 생각하였다. 그런데 지금 보니 몸은 몸이요, 마음은 마음인 것이다... 시와 감상 2005.08.11
눈물은 왜 짠가[함민복] 눈물은 왜 짠가[함민복] 지난 여름이었습니다 가세가 기울어 갈곳이 없어진 어머니를 고향 이모님댁에 모셔다 드릴 때의 일입니다 어머니는 차시간도 있고 하니까 요기를 하고 가자시며 고깃국을 먹자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한평생 중이염을 앓아 고기만 드시면 귀에서 고름이 나오곤 했습니다 그.. 시와 감상 2005.08.05
즐거운 편지[황동규] 즐거운 편지[황동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 시와 감상 2005.08.05
삶을 아름답게 살아가게 하소서[용혜원] 삶을 아름답게 살아가게 하소서 [용혜원] 마지막까지 타오르는 붉은 저녁 노을이 아름답듯이 삶의 마지막 부분까지 아름답게 살게 하소서 나의 눈이 세상을 바로 보게 하시고 나의 귀가 소리를 제대로 듣게 하시고 나의 입이 온전한 말을 하게 하소서 죄짓는 것을 당연히 여기고 즐기는 사람들 속에서.. 시와 감상 2005.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