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즐거운 전화[정일근] 나무, 즐거운 전화[정일근] 나무들이 사랑을 속삭이는 모습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바람 부는 날 숲으로 가보셔요 바람을 투명한 전홧줄 삼아 뚜와루 뚜와루 즐거운 나무들의 手話 수화 혹은 樹話수화. 그리워 살금살금 한 걸음씩 가까이 다가서지 않아도, 안타까워 안타까워 살 비비며 불태우지 않아.. 시와 감상 2005.07.26
당신의 손에 빗자루가 있다면[문정희] 당신의 손에 빗자루가 있다면 [문정희] 당신의 손에 빗자루가 있다면 다른 데는 말고 내 가슴으로 들어와 부질없는 나뭇잎들 한쪽으로 쓱쓱 치워주세요 언뜻 보면 아까워 보이지만 습관뿐인 저 거실의 꽃병 먼지 앉는 의자를 치워주세요 추억만을 되감는 시계가 다시 새 비둘기를.. 시와 감상 2005.07.24
여기에 우리 머물며[이기철] 여기에 우리 머물며 [이기철] 풀꽃만큼 제 하루를 사랑하는 것은 없다 얼만큼 그리움에 목말랐으면 한 번 부를 때마다 한 송이 꽃이 필까 한 송이 꽃이 피어 들판의 주인이 될까 어디에 닿아도 푸른 물이 드는 나무의 생애처럼 아무리 쌓아 올려도 무겁지 않은 불덩이인 사랑 안보이는 나라에도 사람이.. 시와 감상 2005.07.24
바닥에 어머니가 주무신다[박형준] 바닥에 어머니가 주무신다 [박형준] 침대에 앉아, 아들이 물끄러미 바닥에 누워 자는 어머니를 바라본다. 듬성듬성 머리칼이 빠진 숱 없는 여인의 머리맡, 떨기나무 사이에서 나타난 하느님이 서툴게 밑줄 그어져 있다, 모나미 볼펜이 펼쳐진 성경책에 놓여 있다. 침대 위엔 화투패가 널려 있고 방금 .. 시와 감상 2005.07.24
어머니의 그륵[정일근] 어머니의 그륵 [정일근] 어머니는 그륵이라 쓰고 읽으신다 그륵이 아니라 그릇이 바른 말이지만 어머니에게 그릇은 그륵이다 물을 담아 오신 어머니의 그륵을 앞에 두고 그륵, 그륵 중얼거려 보면 그륵에 담긴 물이 편안한 수평을 찾고 어머니의 그륵에 담겨졌던 모든 것들이 사람의 체온처럼 따뜻했.. 시와 감상 2005.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