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하고 한가로운 풍경[손수진]
국도 1호선 가드레인 안쪽에
주인없는 신발 한 짝
연보라색 오랑캐꽃과 놀고 있다
속도는 끝이 없는 법
낡아간다는 의식조차 없이 끌려다니다가
속도에서 비껴선 후에야 비로소 자유로워진 신발 한 짝
봄 햇살 아래 한가롭게 삭아지고 있다
* 연예인으로서 명성도 높았고 돈도 아주 많았으며 친구도 많았건만
신발 한 짝이 되어 국도변에 버려졌다. 그것도 스스로......
인생이 참 쓸쓸하지만 속도에서 조금 비껴서고서야 자유를 얻고
평안을 얻는다.
소용없는 것들에서 자유한 인생이 되었으니
이제 햇살만 가득 받으며 한가롭게 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