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나무 아래의 키스[이수익] 키스[구스타프 크림트] 꽃나무 아래의 키스 [이수익] 더 멀리 떠나왔나 보다. 密敎의 단호한 문을 여러 겹 건너 비바람과 눈보라 사이를 숨차게 헤쳐 바위처럼 금간 상처를 내려다보며 그래도 두렵지 않다, 두렵지 않다, 서로 위로하면서 몇 백 날을 그렇게 달려왔지. 은닉한 쾌감.. 시와 감상 2007.04.18
나의 애인[박희진] 나의 애인[박희진] 나의 애인은 말이 없습니다. 나의 애인은 공기의 혀와 안개의 살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의 애인은 이 몸이 아파야 홀연 바람처럼 나타납니다. 나의 애인의 별빛 눈동자를 본 이는 세상에 나밖에 없습니다. 나의 애인은 껴안을수록 아주 속절없이 사라져버립니다.. 시와 감상 2007.04.17
아웃사이더 감별하기[이희중] 아웃사이더 감별하기[이희중] 잘 나가는 폴 메카트니나 존 레넌보다는 그들이 불쌍해 마지 않던 음울한 조지 해리슨, 또는 못난 링고 스타를 더 좋아한 사람 해바라기의 보스 이주호보다는 그의 마음에 따라 자주 교체되던 짝궁한테 더 눈길이 가던 사람 비틀즈나 해바라기보다, .. 시와 감상 2007.04.14
어처구니[이덕규] 어처구니[이덕규] 이른 봄날이었습니다 마늘밭에 덮어놓았던 비닐을 겨울 속치마 벗기듯 확 걷어버렸는데요 거기, 아주 예민한 숫처녀 성감대 같은 노란 마늘 싹들이 이제 막 눈을 뜨기 시작했는데요 나도 모르게 그걸 살짝 건드려보고는 갑자기 손끝이 후끈거려서 그 옆, 어떤 .. 시와 감상 2007.04.08
달콤한 화채[문성록] 지단의 발길질 아담, 쟤 왜 저래. 달콤한 화채 [문성록] 아버지가 수박을 싣고 장터로 떠돌다 돌아온 날 밤이면 트럭 옆자리에는 늘 낯익은 아주머니가 앉아있었습니다 그런 저녁이었습니다 어김없이 팔다 남은 수박들이 마당으로 내동댕이쳐졌고 어머니에게 발길질 해대는 아버.. 시와 감상 2007.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