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시차[이정하,최영미] 사랑의 시차[이정하] 먼 곳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이곳은 새벽인데 그곳은 밤이라 합니다. 이렇듯 우리 사랑에는 시차가 있는가 봅니다. 나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지독한 그리움뿐. 나는 새벽인데 그대는 밤이라 합니다. 사랑의 시차[최영미] 내가 밤일 때 그는 낮이었다 .. 시와 감상 2007.03.25
우리 동네 목사님[기형도]외 영화 '말아톤'의 장면들 우리 동네 목사님[기형도] 읍내에서 그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철공소 앞에서 자전거를 세우고 그는 양철 홈통을 반듯하게 펴는 대장장이의 망치질을 조용히 보고 있었다 자전거 짐틀 위에는 두껍고 딱딱해 보이는 성경책만한 송판들이 실려 있었다.. 시와 감상 2007.03.24
마음[곽재구] 마음[곽재구] 아침 저녁 방을 닦습니다. 강바람이 쌓인 구석구석이며 흙냄새가 솔솔 풍기는 벽도 닦습니다. 그러나 매일 가장 열심히 닦는 곳은 꼭 한 군데 입니다. 작은 창틈 사이로 아침 햇살이 떨어지는 그곳. 그곳에서 나는 움켜쥔 걸레 위에 내 가장 순결한 언어의 숨결들을 .. 시와 감상 2007.03.21
카치올리로의 초대[김요일] 카치올리로의 초대[김요일] 카치올리, 유랑을 끝낸 집시들의 마지막 거처 사시사철 태양만한 보름달이 떠 있지 푸른 연기 자욱한 마을은 국경 밖에 있어 마을 어귀엔 선술집 간판도 문도 달려 있지 않아 술은 마셔도 그만 안 마셔도 그만 리듬에 맞춰 카치올리카치올리 흥얼거린.. 시와 감상 2007.03.14
비누에 대한 비유[복효근] 비누에 대한 비유[복효근] 온전히 사랑해본 적이 있는가 가령, 비누를 한사코 미끄러져 달아나는 비누를 붙잡아 처바르고 안고 애무해보지만 사랑한 것은 비누가 아니라 비누의 거품일 뿐 비누의 심장에 다가가 본 적 있는가 비누에게 무슨 심장이냐고? 그렇다면 비누가 그런 것.. 시와 감상 2007.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