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유하] Frwderick Maxfield Parrrish 농담 [유하] 그대 내 농담에 까르르 웃다 그만 차를 엎질렀군요 ......미안해 하지 말아요 지나온 내 인생은 거의 농담에 가까웠지만 여태껏 아무것도 엎지르지 못한 인생이었지만 이 순간, 그대 재스민 향기같은 웃음에 내 마음 온통 그대쪽으로 엎질러졌으니까요 고백하건데 이건.. 시와 감상 2008.05.07
풍경의 눈빛[김혜순] 풍경의 눈빛[김혜순] 내가 풍경을 바라보는 줄 알았는데 풍경이 날 째려보고 있었다는 걸 안 순간 질겁했습 니다 내가 성의 계단을 오를 때 내 시선의 높이가 변하면서 풍경이 다르게 보이는 줄 알았는데 줄곧 풍경이 눈빛을 바꿔서 날 바라보고 있었다는 걸 안 순간 뺨을 한 대 얻.. 시와 감상 2008.05.04
그럼 어때![황동규] 김원숙 바람에 디스코 좀 추면 어때, 그럼 어때![황동규] 나흘 몸살에 계속 어둑어둑해지는 몸,괴괴하다 비가 창을 한참 두드리다 만다. 한참 귀 기울이다 만다. 고요하다. 생시인가 사후(死後)인가. 태어나기 전의 열반(涅槃)인가? 앞으론 과거 같은 과거만 남으리란 생각, 숨이 막.. 시와 감상 2008.05.03
별을 굽다[김혜순] 별을 굽다[김혜순] 사당역 4호선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려고 에스컬레이터에 실려 올라가서 뒤돌아보다 마주친 저 수많은 얼굴들 모두 붉은 흙 가면 같다 얼마나 많은 불가마들이 저 얼굴들을 구워냈을까 무표정한 저 얼굴 속 어디에 아침마다 번쩍 뜨게 하는 힘 숨어 있었을까 밖.. 시와 감상 2008.05.01
전갈(傳喝) [이병률] 떠도는 신화[현남주] 전갈(傳喝) [이병률] 겨우 남긴 몇천원으로는 택시를 탈 수 없겠다 싶어 서둘러 술자리를 벗어나 다급한 형편 되어 전철역을 찾는다 먹물 같은 바람이 얼굴을 때리는 밤 을지로3가 지하도에 들어서니 이불이며 상자조각들을 펴던 부랑인 가운데 한 사내가 긴 .. 시와 감상 2008.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