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권혁웅] 지문 [권혁웅] 내가 모르는 일이 몇 가지 있으니 바위에 뱀 지나간 자리와 물 위에 배 지나간 자리와 하늘에 독수리가 지나간 자리 그리고 여자 위에 남자가 지나간 자리* 내가 도무지 알 수 없는 한 가지는,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일** 도무지 모르지, 손가락마다 소용돌이를 감추.. 시와 감상 2007.11.19
방광에 고인 그리움[권혁웅] 방광에 고인 그리움[권혁웅] 서울시 성북구 삼선동 산 302번지 우리 집은 십이지장쯤 되는 곳에 있었지 저녁이면 어머니는 소화되지 않은 채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귀가하곤 했네 당신 몸만한 화장품 가방을 끌고, 새까맣게 탄 게 쓸개즙을 뒤집어 쓴 거 같았네 야채나 생선을 실은.. 시와 감상 2007.11.18
지금, 우리들의 사랑이라는 것이[김시천] 지금, 우리들의 사랑이라는 것이 [김시천] 그저, 순한 물 한 그릇이면 좋겠네 평범한 이들의 식탁 위에 놓이는 작은 목마름 적셔주는 그런 물 한 그릇이면 좋겠네 그리하여 온전하게 그대 온 몸을 돌고 돌아 땀이 되고 눈물이 되고 사랑이 되어 봄날 복스런 흙가슴 열고 오는 들녘.. 시와 감상 2007.11.17
몰랐다[강미정] 몰랐다 [강미정] 내 곁에 있는 가장 가까운 것이 불안하다는 것을, 몰랐다 가장 가까운 것이 가장 큰 불안을 만든다는 것을, 몰랐다 불안이 불안을 낳는다는 것을, 몰랐다 가장 가까운 것에 내가 묶여있다는 것을, 몰랐다 가장 가까운 불안에 내가 너무 오래 묶여 있다는 것을, 몰랐다 오래 묶여있는 것.. 시와 감상 2007.11.13
심야의 커피[박목월] 오랫동안 우리 회사 광고모델이었던 이미연, 지금은 커피모델,그녀는 예뻤다. 심야의 커피[박목월] 사록 사록 설탕이 녹는다. 그 정결한 투신 그 고독한 용해 아아 심야의 커피 암갈색의 심연을 혼자 마신다. 늦은 밤이다. * 백도씨에 펄펄 끓는 물, 그 안에 암갈색 심연을 두 숟갈 .. 시와 감상 2007.11.12